▶윤석열 전 검찰총장
“한미연합훈련이 군사적 긴장을 조성하는 계기가 돼서는 안된다.”(통일부)
“한미연합훈련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국가정보원)
“여러 가지를 고려해 신중하게 협의하라.”(문재인 대통령)
그동안 ‘삶은 소대가리’, ‘특등 머저리’, ‘태생적인 바보’ 등 막말로 훈계를 일삼던 북한 김여정이 지난 1일 담화에서 “북남관계의 앞길을 흐리게 하는 재미없는 전주곡이 될 것”이라며 이달 중순 실시 예정인 한미연합훈련의 중단을 요구하고 나서자 한국 정부가 내놓은 반응들입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중심이 된 범여권 의원 60여명은 “1년 만에 남북한 통신선이 전격 복원돼 남북관계가 진전에 중요한 시점인만큼 남북 대화를 조건으로 한미연합훈련을 연기할 필요가 있다"며 연판장을 돌리기도 했습니다.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까지 6일 "미국이 북한과의 대화를 원한다면 긴장을 조성할 행동을 말라"며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하지만 외교부와 청와대는 왕이 부장의 도를 넘은 발언에 침묵하고 있습니다.
한미연합훈련은 연례적인 방어훈련으로,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한미동맹의 요체입니다.
그럼에도 2018년 이후 연대급 이상 실기동훈련은 중단됐고, 3대 연합연습은 모두 사라졌습니다.
이번 8월 연합훈련도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활용한 지휘소 훈련으로 축소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뭘 더 협의하라는 것입니까.
김여정은 지난 3월에도 한미연합훈련 중단 약속을 지키라며 빚쟁이처럼 화를 냈습니다. “필요하면 (한미연합훈련 문제를) 북한과 협의하겠다”는 대통령의 신년기자회견에 대한 화답이었습니다.
대체 ‘연합연습 중단 약속’은 무슨 말입니까? 국민이 모르는 어떤 밀약이라도 있었던 것입니까?
2018년 당시 국가안보실장이던 정의용 외교부장관은 대북특사단장으로 김정은을 만나고 와서 “북측이 (연합훈련에 대해) 연례적이고 방어적 성격의 훈련이라는 점을 이해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2019년 벽두부터 연합연습 중단 겁박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북한이 없는 말을 지어낸 것인지, 아니면 정부가 국민을 기만한 것인지 도저히 알 수가 없습니다.
북한은 6차례 핵실험을 통해 핵무력 완성을 선언했습니다. 한국을 초토화할 수 있는 핵무기 소형경량화와 신형단거리 미사일 개발도 지시했습니다. 핵 소형화와 신형단거리 미사일의 결합은 김정은이 언급한 전술핵무기의 실전배치를 뜻합니다. 이렇게 되면 우리는 언제든 핵공격이 가능한 북한과 마주해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어떻습니까? 북한은 대놓고 위반하는 9.19 남북군사합의를 금이야 옥이야 여기며 사격훈련조차 제대로 못하고 있습니다. 정찰 임무를 담당하는 무인기는 무용지물이 되고 말았습니다. 한미연합훈련은 북한의 비핵화가 이뤄질 때까지 우리의 방어권, 자위권 차원에서 반드시 실시해야 합니다. 한미연합훈련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흥정의 대상이 될 수 없습니다. 적의 요구에 군사훈련을 중단하는 나라는 없습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 보호에 필수적인 방어적인 한미연합훈련은 반드시 정상적으로 실시해야 합니다.
심현보 취재기자(shimhb744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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