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
김여정 하명(下命)에 모호한 대통령 그리고 4년째 반쪽 ‘한미연합훈련’
오늘부터 시작되는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 ‘배신적인 처사’라는 북한의 공식 입장이 나왔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담화를 통해 “미국과 남조선군은 끝끝내 정세 불안정을 더욱 촉진시키는 합동군사연습을 개시했다”며 “남조선 당국자들의 배신적인 처사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강한 유감이라고 했지만, 그동안 ‘삶은 소대가리’, ‘특등 머저리’, ‘태생적인 바보’ 등 막말로 훈계를 일삼았던 어조와는 다르다.
어느 정도 만족한다는 의미인가?
김 부부장은 앞서 1일 한미연합훈련에 대해 "신뢰회복의 걸음을 다시 떼기 바라는 남북 정상들의 의지를 심히 훼손시키고 남북관계의 앞길을 더욱 흐리게 하는 재미없는 전주곡이 될 것이라고 본다"고 비난했다.
훈련을 하면 재미없는 전주곡이 될 것이라며 하명(下命)을,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셈이다.
이후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열린 ‘군 지휘관 보고’ 행사에서 한미연합훈련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결정을 해야 할 상황에서 ‘상습적 침묵’을 유지한 것이다.
대신 “여러 가지를 고려해서 신중하게 협의하라”는 17글자 지시를 내렸다.
‘그래서 뭘 어쩌라는 건가?’ 군(軍) 통수권자가 과도하게 북한 눈치를 보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지만, 범여권의 74명 의원이 군사훈련을 하지 말자고 연판장에 서명까지 했다.
그래서인가? 4년째 실제 훈련은 하지 않고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만 진행돼 반쪽짜리로 불려온 한미연합훈련은 올해는 참가 인원마저 대폭 축소됐다.
김여정의 김여정에 의한 김여정을 위한 ‘무늬’만 훈련으로 전락했다.
심현보 취재기자(shimhb7444@gmail.com) |